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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월 | 화천/홍천 1일차] 산천어축제로 시작하는 얼렁뚱땅 여행

[여행로그] 국내여행

by Life WHE 2025. 2. 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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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원래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결국은 그 엉망징창의 시간속에서 재미와 행복의 가치를 찾는 것은 여행자의 몫이다.

자취를 하고 나서는 여행의 빈도가 확 줄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인 문제이고, 두번째로는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여행같이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가 길게 나와 오랜만에 짝꿍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의 키컨셉은 ‘능이백숙’이다. 

 

 

 



모닝


분명히 계획으로는 7시쯤 일어나기로 했는데, 밤에 잠을 설쳐도 너무 설쳤다. 짝꿍의 코골이가 오랜만에 다시 발동했다. 덕분에 8시 기상.

 

휘리릭 준비를 하고 9시에 집에서 출발. (이때 집을 한번만 더 살폈어야 했는데)


그래도 연휴 둘째날이라 그런지 많이 막히지는 않았다. 중간에 가평 휴게소에서 닭강정 충전. 

이게 만이천원. 그래도 맛은 있었다.

 

 



산천어 축제 도착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세상에 강원도민 다 여기 와 있다.  20대 커플은 한 팀도 못봤다 ㅎ 오랜만에 즐기는 늙은이 라이프

 

예약 예매와 현장 예매가 따로 있는데, 현장 낚시터는 예약 낚시터보다 두배나 넓고, 이런 저런 액티비티 시설도 더 가까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26일에도 현장 예매 대기가 한참이었던 분위기었다. J인 나는 당연히 예약 예매를 해 두었다. 

 

예약을 한 사람은 예약 예매 티켓 수령처로 가서 사전에 문자로 수령한 바코드를 보여주고 티켓으로 교환해주면 끝. 

 

티켓은 성인 한명에 만오천원원인데, 인당 농특산물교환권 오천원을 주기때문에, 실제 체감가는 만원에 가깝다. 

 

티켓은 받고는 아무 입구로나 들어가, 아무 구멍에 앉아 이제 열심히 낚시를 하면 된다. 

열심히 흔들어재낄 구멍

 

 

참고로 아무런 도구도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에 낚시대, 의자, 지그 등은 별도로 구매를 해야한다.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역시나 나는 파워 J 인 만큼 사전에 쿠팡에서 구매해 갔다. 현장보다는 쿠팡이 좀 더 저렴한 듯 하다. 

 

우리가 구입한 상품은 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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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꼭 이걸 살 필요는 없다. 막상 현장에서 낚시를 해보니, 저 DNA 처럼 생긴 낚시대보다는 릴이 달린 1자 낚시대 (?) 가 타율이 더 높아보였다. 

 

낚시는 대략 3시간쯤, 그러니까 12시부터 3시까지 해보았는데, 짝꿍과 나 모두 단 한마리도.. 단 한마리도!! 잡지 못했다. 정말 예상과는 다른 전개.

 

산천어 축제에는 여러 꿀팁이 있는데, 그나마 유용했던 것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오는 산천어 배급 차량 근처에 있으면 잘 잡힌다는 간증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배급 차량을 두대나 보냈지만,, 단 한마리도 잡지 못한것.. 

 

점점 배는 고파져 오고 시간은 세시를 향해 가지만 눈떠서 먹은 건 닭강정이 전부였다. 

 

그래도 마지막 희망은 있었다.산천어 축제는 인당 세마리 반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제한 이상으로 많이 잡은 분들이 두고 가시는 통이 있다. 거기 있는 산천어를 가져와 맛있게 먹으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 낚시터는 통이 단 한번도 차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못 먹고 몸만 녹이고 쉼터에 들렸다가 화천 시내의 송어횟집을 가려고 하던 찰나에, 다른 낚시터의 통을 한번 살펴봤는데!! 거기에는 물고기가 조금 있었다. 여러분 산천어 축제에 가신다면 젖과 꿀이 흐르는 4-1 낚시터로 가십시오.. 그들을 구하려면 4-1로 가야합니다. 

산천어가 흐르는 4-1 낚시터

 

그렇게 우리는 인당 두마리, 총 4마리의 산천어를 얻을 수 있었다.

산천어들

 

현장에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은 구이와 회가 있는데, 두 방법 모두 마리당 삼천원의 비용이 있다. 우리는 세마리 회, 한마리 구이로 결정을 했다.

 

회는 아래와 같이 솜씨 좋은 작업자 분들께서 컨베이어 벨트 처럼 회를 떠 주시고, 양념야채와 쌈채소는 각각 5천원, 3천원 추가 비용이 있다. 산천어와 송어는 회 맛이 강하지 않고, 특히 산천어 축제의 산천어는 업장에서 먹는 송어 만큼 빵이 좋지 않기 때문에 꼭 양념야채를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구이는 장작으로 구워주시는데, 기계가 마치 군고구마 기계 같다. 산천어를 들고 가서 결제를 하면 번호표를 주시는데, 번호표에 적힌 시간에 맞춰 가면 다 구워진 산천어를 주신다. 

 

번호표

 

 

 

회와 구이 대기줄 모두 피크타임에는 어마어마하게 길다. 자리는 한정적인 반면 축제의 인원은 아주아주 많으니, 자리 먼저 잡고 회랑 구이 줄을 서는 것을 추천한다.  회와 구이를 혼자서 다 줄을 설 경우, 3,40분 정도는 잡아야 한다. 회는 차가워져도 괜찮은 반면, 구이는 식으면 급속도로 맛이 없어지니, 회 먼저 줄을 서 받아온 뒤 구이 줄을 서는 것은 센스다. 

 

 

그렇게 받아온 대망의 회. 위 회가 3마리, 즉 9천원이고 양념야채 5천원과 쌈채소 3천원을 더해 총 17,000원이다. 

 

우리가 잡은(주운) 산천어는 비교적 큰 편이였는데도 그렇게 횟감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가격적 측면으로 보면 부실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체험에 중점이 있는 곳이니까 이해할 수 있다. (비록 우리는 잡지 못했지만). 또 애초에 송어와 산천어는 그렇게 맛있는 생선이 아니다. 어느정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종이랄까. 나는 송어회를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맛있게 먹었지만, 모든 사람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구이 또한 맛 자체는 평이했다. 다만 시간을 잘 맞춰 가면 촉촉한 살과 바삭한 껍질을 모두 맛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러 마리를 잡아 먹는다면 회의 비중을 더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식사를 마치고 축제현장을 나오는 길에 산천어 맨손잡기 현장을 보았다. 다들 대단한 열정이라는 생각 뿐이다. 수족냉증이 심한 나는 가볍게 패스. 

 

화천에서의 산천어 축제를 뒤로 하고, 홍천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하였다. 숙소에 대한 글은 기회가 된다면 따로 남기겠다. 

 


저녁식사: 나래밭쉼터

 

토종닭구이. 나는 처음 먹어본다. 태어나서 한번쯤은 "토종닭"을 구운 요리를 먹어봤다고 생각했지만, 이때까지 먹었던건 다 토종닭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이곳에서는 2명이서 반마리를, 4명이서 한마리를 먹는다. 그 닭은 내가 마주친적이 없지만 아마 타조와 티라노 사이 정도의 크기일 것이라 추정한다. 

 

닭은 발골 없이 거칠게 토막내어 간장 양념을 하는데, 적절한 달큼함에 기반한 맛이 아주 예술이다. 언젠가 기필코 다시 갈 것이다. 

 


 

블로그와 유튜브에 대한 방향성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나를 위한 글을 쓸지, 남을 위한 글을 쓸지가 고민인 것이다. 

 

해답은 없다. 걷다보면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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