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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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돼지로그] 1월 넷째주 - 한주를 정신없이 살다보면
정말 이번 주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짝꿍이 추천해준 '러키 드로우'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썩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지만 일부 와닿는 구절이 있었다. 지금의 내 모습도 과거의 내가 꿈꾸던 모습이라는 점도 그렇다. 지방에서 학부를 다닐때에는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서 학위를 하는 꿈을 꾸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학교에서 학위를 하는 것은, 분명 과거의 내가 꾸었던 행복한 그림이었다. 연구실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연구와 일이 너무나도 재밌게 느껴졌는데, 어느 순간 일을 피하고, 워라벨을 찾으려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물론 이렇게 된 연유는 외부에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피하는 이 일이, 과거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였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2025.01.25 23:33 -
[주간 돼지로그] 1월 셋째주 - 기록도, 요리도 모두 습관이다.
이번주에는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밖에서 사먹는 날이 많은 한주였다. 글도 마찬가지였다. 준비하고 있는 인스타매거진도, 블로그에 올리려고 정해둔 주제도 모두 답보상태이다. 오래 글을 쉬다보니 글이 잘 안써지고, 잘 안써지다보니 글을 잘 안쓰게 된다. 그러다보니, 마치 굴러가던 공이 서서히 멈추려는 듯한 모양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상태가 몇주간 더 지속된다면 속도를 줄이던 공은 영영 멈출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공을 미는 것은 쉽지만, 멈춘 공을 다시금 움직이게 하는 것은 부단히도 어렵다. 공이 더 속도를 줄여 아예 멈추기 전에, 무슨 글이라도 조금씩 적어야 다시금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돼지로그는 그런 차원에서 올리는 글이다. 문장 하나를 적기 위해 5개의 문..
2025.01.19 22:48 -
[주간 돼지로그] 1월 둘째주 - 때론 글을 쓰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그게 오늘이다. 오늘은 조금 피곤한것만 같다. 아마 운전을 오래 해서 일지도. 오늘의 공복 체중: 168 / 54.1 - 1/6 (월)마라탕과 묵무침 마라탕을 점점 잘 끓일 수 있게 된다. 집에서 준비를 하면 위생적인 환경에서 비교적 건강하게 만들어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배추와 차돌박이, 새우를 넣어 준비했다. 묵무침은 짝꿍의 집에서 받아온 반찬. - 1/7 (화)굴 파스타와 바스크 치즈케이크 주말에 집에서 굴을 얻어왔는데, 그 전 주에도 굴을 먹었던지라 색다른 요리를 고안하던 중 굴 파스타를 해보았다. 굴은 오래 익히면 질기고 맛이 없어져, 센 불에 짧게 익히는 것이 포인트다. 버섯과 마늘을 넉넉히 넣은 오일파스타 베이스에 굴을 넣고 가볍게 요리해 내었다. 맛은 대성공 집에서 처음 베이킹도 ..
2025.01.12 20:51
독서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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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끄기의 기술]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관하여.
마음이 마음같지가 않고, 삶이 삶같지가 않다. 인생이 뜻때로 되지 않아 고통과 좌절을 거쳐 무기력에 다달았을때 이 책을 만났다. 다 읽고 나서도 나의 삶은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원래 그렇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긴 소설책도, 가장 긴 영화도 마음만 먹으면 3줄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3줄을 읽었다고 해서 우리는 그 책을, 영화를 보았다고 하면 안된다. 영화와 책은 아주 섬세한 설득이자 공감의 과정이다. 반지를 훔쳐서, 산을 올라서, 반지를 던졌다. 라고 해서 그게 '반지의 제왕' 의 전부가 아닌것 처럼 말이다. 저자와 독자는 아주 긴 호흡으로 대화한다. 그게 비록 뻔한 이야기일지라도, 그 호흡 안에서 이뤄지는 설득과 공감은 독자에게 울림을 ..
2025.01.06 21:27 -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나의 하루를 운전하는 방법
올 한해를 비유하자면, 큰 파도가 넘실대는 망망대해 속 돛단배에서 티타임과 다과를 즐겼다고나 할까? 그 어느때 보다 고단했고 또 그 어느때보다 욕심이 많은 한 해였다. 잔인하리만치 몰아치는 연구실을 해쳐나가기에도 벅찬 시간들이었지만, 연구실에 올인했음에도 내가 실패할까봐, 또 내가 연구실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나의 마음이 부셔질까봐, 일주일에 많게는 70시간씩 연구실에 갈아넣으면서도 아주 작은 짬이 났을때마다 의도적으로 다른 일들을 벌려나갔다. 24년에 나는 책 2권을 써내 교보문고 위에 올렸고, 4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3편의 유튜브를 올렸고, 5편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으며, 짝꿍과 함께 독립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결코 내가 금전적으로,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여유롭기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절..
2024.12.26 22:29
국내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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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월 | 화천/홍천 3일차] 춘천에서 먹은 중식
강원도의 겨울은 낭만과 현실이 공존한다. 눈이 하얗게 쌓인 차 안에는 어제 남기고 간 커피가 꽁꽁 얼어있었다.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서울까지 먼 길이 남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이다. 맛있는 음식이 빠진 여행은 소리가 꺼진 영화와도 같다. 홍천에는 눈에 띄는 맛집이 없어 가는 길에 춘천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중식당을 가서 고민을 한다면 약간은 어른이 되었다는 뜻이다. 어렸을 때 중식의 ‘요리’는 이따금 먹은 탕수육을 제외하고 한번도 처다본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였다. 내가 탕수육을 제외하고 처음 ‘요리’를 먹은 건 대학교에 입학 후 교수님이 눈에 띄는 학생들을 불러내 식사를 사주시는 자리였다. 조교님께서 중식당을 안내해 주시길래, ‘아 교수님이 사주시는 식사도 별거 없네’ 라는 생각..
2025.02.16 08:55 -
[25년 1월 | 화천/홍천 2일차] 눈이 많이 와 눈꽃축제를 못가다니
잠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시간당 2mm 정도의 눈이 내린다고, 기상청은 그랬다. 예측이 맞은 것일까, 틀린 것일까. 하늘에서 바라보는 모든 공간에 모두 눈이 쌓였다. 열시간 동안 20cm 정도가 쌓였으니, 어쩌면 기상청은 맞은 것일수도 있겠다. 마치 흑백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밝은 하얀색 앞에서 색채는 어둠이 된다. 붉은 벽돌도, 짙은 초록의 나무도 모두 강한 대비의 흑색이 된다. 오늘은 눈을 보러 가는 날이다. 정확히는 계획만 그랬다. 어제까지 대관령 눈꽃 축제에 눈이 없으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을 했다. 강원도의 힘을 얕잡아 본 것이다. 눈을 뜬 순간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 대관령까지 갈 수 있을까? 말도 안되게 눈이 왔다. 아니, 오고 있었다. 휴대폰으로..
2025.02.15 13:56 -
[25년 1월 | 화천/홍천 1일차] 산천어축제로 시작하는 얼렁뚱땅 여행
인생은 원래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결국은 그 엉망징창의 시간속에서 재미와 행복의 가치를 찾는 것은 여행자의 몫이다. 자취를 하고 나서는 여행의 빈도가 확 줄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인 문제이고, 두번째로는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여행같이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가 길게 나와 오랜만에 짝꿍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이번 여행의 키컨셉은 ‘능이백숙’이다. 모닝분명히 계획으로는 7시쯤 일어나기로 했는데, 밤에 잠을 설쳐도 너무 설쳤다. 짝꿍의 코골이가 오랜만에 다시 발동했다. 덕분에 8시 기상. 휘리릭 준비를 하고 9시에 집에서 출발. (이때 집을 한번만 더 살폈어야 했는데)그래도 ..
2025.02.04 14:20
삶을 담은 생각
취준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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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로그 EP.4]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떨어졌다. 10번째 회사의 면접이였다. 내가 생각했던 가장 높은 회사부터 서서히 고배를 마시고, 이정도 회사는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지점을 지나, 이 회사가 아니면 더 이상 갈 수 있는 회사가 없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그 마지막 회사의 면접마저 떨어져 버렸다. 나는 무엇을 위해 대학원을 다녔는가, 무엇을 위해 연구를 했는가 지독한 회의감을 벗어날 수가 없다. 8년이 넘는 시간동안 연구를 해왔는데, 마치 해변에 쌓은 모래성처럼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낸것만 같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걸까.
2024.11.11 21:17 -
[취준일기 EP.3] 너 자신을 알라
어제 취준을 시작한 지 두달만에 처음으로 면접을 보고 왔다. 사실 대학원에 오래 남아 있다보면, 객관적인 판단 능력도 흐려지고 외부에서의 평가에 대해 무지해지게 된다. 어제는 그런 "나" 에 대한 신랄한 시간들이었다. 면접에서 면접관분들이 가장 걱정하던 것은 결국은 직장에 잘 녹을 수 있는가 의 문제였다. 결국 일은 다 같이 하는 것이고, 내가 폰 노이만이 아닌 이상 누군가와 협업을 하는 문제에 대해서 얼만큼 기능할 수 있는지 또한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는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너무 일적인 성과에 대해 집중된 것이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나도 협업 잘 할 수 있는데) 사실 알고 있었지만 한번 더 크게 느꼈던 건, 학위를 하면서 했던 연구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는 것이다. 어짜피 스타트업이 아닌 이..
2024.11.07 12:34 -
[취준일기 EP.2] 당신을 팔아보세요
취준을 하면서 가장 처음으로 맞닥트린 벽은 바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정리이다. 7년이란 연구기간이 무색하게도 내 모든 연구실 생활들은 이력서 3,4장에 가볍게 담긴다. 그 안에는 나의 치열한 고민과 끝없는 실패의 경험들이 아주 담백하게 적혀있을 뿐이다. 포트폴리오 정리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내 연구가 부질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와 보니 결과도 좀 부실한 것 같고, 몇개의 분석을 더 해보았다면 참 두터운 연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이제와서 보니 흩날리는 내 이력서처럼 나의 연구도 가벼워보인다. 욕심은 끝이 없다. 하고 싶은 검증과 연구를 다 했으면 아직 프로젝트를 하나도 못 끝냈을 수도 있겠다. 뭐로 가든, 후회는 없다.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다 했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이니까. 이제..
2024.11.03 16:06